
월요일 아침 9시, 노션 PRD 카드 담당자 칸에 제 이름 대신 Claude Code를 넣었습니다. waitlist를 통해 얼리 액세스를 받은 6년차 안드 팀의 한 주가 그렇게 시작됐어요.
노션 외부 에이전트 API, 안드 팀 자리에 비집고 들어왔어요
지난 5월 13일에 공개된 노션(Notion) 개발자 플랫폼 3.5의 External Agents API가 출발점입니다. 데이터베이스의 '담당자(Assignee)' 칸에 사람 대신 클로드 코드(Claude Code)·커서(Cursor)·코덱스(Codex) 같은 AI 에이전트를 꽂을 수 있게 됐어요. 칸반 보드에서 AI가 카드를 소유한 형태로 시각화되는 그림입니다.

베타 기간엔 무료로 운영되고, 8월 11일 이후엔 커스텀 코드 런타임인 Workers가 $10에 1,000 크레딧 묶음으로 과금된다고 합니다. 작업당 크레딧 소모는 Worker 실행 시간·처리량에 따라 가변이라, 사이드 프로젝트 단위에서 끼워보기엔 부담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클로드·코덱스 API 사용료는 각 벤더에 따로 청구된다는 점은 미리 새겨둬야 합니다.
저희가 이걸 굴려본 이유는 단순했어요. 사람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추적 가능한 주니어" 한 명을 끼워보고 싶었거든요. 시도와 실패가 전부 페이지에 기록되니까 사후 회고가 쉽다는 점이 끌렸습니다.
노션 클로드 코드 연동으로 PRD에서 이슈까지 한 줄로
가장 먼저 손댄 지점이 PRD 분해였습니다. 클로드 코드는 200K 토큰까지 받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참고로 Sonnet 계열은 1M 컨텍스트 베타가 따로 열려 있습니다.) 200K가 어느 정도냐면, A4 용지로 80~100장 분량을 한 번에 통째로 넣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저희 PRD 한 건이 보통 30~50쪽인데, 모듈 의존성·누락된 ViewModel·테스트 케이스까지 한 번에 훑더라고요.

분석이 끝나면 노션 페이지에 이슈 카드가 자동 생성됩니다. 모든 시도와 수정 내역이 타임스탬프로 박혀서, 코드 리뷰 전에 "이 친구가 뭘 시도했는지" 파악하는 시간이 7~8분에서 3분대로 줄어드는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머지 직전엔 사람이 직접 승인하는 게이트(HITL)를 뒀어요. PR 본문 작성과 라벨링까지는 AI 자동화, 최종 머지 버튼은 사람이 누르는 구조입니다. 이건 양보 못 한다고 봅니다.
노션 커서·코덱스 핸드오프, IDE 없이 PR 쏘는 구간
커서는 또 다른 결입니다. 노션 카드에서 'Cursor로 보내기'를 누르면 카드 내용이 그대로 프롬프트가 되고, 깃허브(GitHub) 레포에 브랜치가 자동으로 파입니다. Compose UI 색상값 수정 같은 자잘한 작업은 안드로이드 스튜디오(Android Studio)를 열지 않고 노션 안에서 끝낸 적이 한 주에 네다섯 번은 됐어요.

더 흥미로운 국면은 에이전트 간 핸드오프였습니다. 커서가 패치를 만들어두면 코덱스가 이어받아 JUnit·Espresso 테스트 코드를 비동기로 붙여주거든요. 평균 응답 시간은 40초~2분 정도라, 실시간 대화로 굴리기는 어려웠습니다. 백그라운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일 하다가 돌아오는 흐름이 잘 맞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커서를 인라인 편집기로 두고 코덱스를 백그라운드 PR 봇으로 쓰는 조합이 안드 팀에 가장 잘 맞는다고 봅니다. 클로드 코드는 큰 그림 잡는 역할, 커서는 손끝 작업, 코덱스는 마무리 청소부 정도로 분담이 나뉘는 모양새였어요.
한 주 굴려본 진짜 함정 3가지, 유출·권한·머지
장점만 늘어놓으면 광고가 되니까, 한 주 안에 부딪힌 함정 세 가지를 적어두겠습니다.

1. 정보 유출 위험
외부 에이전트가 워크스페이스를 읽는다는 건 코드·내부 문서가 제3자 LLM 벤더로 전송된다는 뜻이에요. API 키·서명 키가 박힌 페이지는 공유 권한에서 빼두는 게 안전합니다. Prompt Injection 위험도 같이 따져봐야 합니다.
2. 권한 충돌
세 에이전트에 동일 권한을 다 주면 누가 무엇을 건드렸는지 추적이 어려워집니다. 에이전트마다 접근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분리해두는 게 낫습니다.
3. 머지 충돌
커서와 코덱스가 같은 파일을 비슷한 시점에 건드려 패치를 덮어쓰는 사고가 두 번 났어요. '진행 중' 상태 카드는 다른 에이전트의 쓰기를 막는 칸반 자동화 규칙을 걸어 막았습니다.
안드 팀 노션 AI 워크플로우, 다음 주 끼울 체크리스트
한 주를 마치고 다음 주 룰을 세 줄로 정리해봤습니다.
- 1 에이전트 1 DB 원칙. 클로드 코드는 PRD DB, 커서는 PR DB, 코덱스는 QA DB로 책임을 분리합니다.
- 인간 승인 게이트(HITL)는 머지 직전 한 번만. 그 외 구간은 비동기로 흘려서 효율을 챙깁니다. Task Budgets 도 에이전트별로 따로 잡아둡니다.
- 주 1회 30분 회고. 에이전트 로그를 훑으면서 다음 주 프롬프트와 권한 범위를 다듬습니다.
참고로 저는 1번 원칙을 가장 먼저 잡았는데, 권한이 한 번 섞이는 순간 추적선이 무너지는 게 가장 무섭더라고요.
다음 주 월요일 9시, 그 자리에 무엇이 남는가
다음 주 월요일 9시를 그려봅니다. PRD 카드 담당자엔 여전히 클로드 코드 이름이 적혀있고, 커서가 PR 브랜치를 따고, 코덱스가 테스트를 붙이는 동안 저는 머지 버튼 위에 손을 올려둔 그림입니다. 도구가 일을 처리하는 사이 사람의 손이 마지막 한 칸에 남는 풍경, 한 주를 굴려본 끝에 그려진 모양새였어요.

칸반 보드에서 사람의 손이 마지막으로 남아야 할 한 칸은 어디일까요. 그 자리부터 정한 다음에 에이전트를 꽂아야지, 반대로 가면 한 주 만에 머지 충돌과 권한 사고로 머리를 싸매는 자리가 어김없이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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