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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코드를 다 짜주는데 나는 뭘 하나 — 6년차가 다시 정한 '내가 할 일'

stackD 2026. 7. 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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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밤, AI가 30분 만에 뽑아낸 결제 모듈 코드를 저는 6시간째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무서워지더라고요.

 

분명히 작성 속도는 압도적으로 빨라졌는데, 제 퇴근 시간은 더 늦어졌어요. "내가 코드를 짜는 사람이 맞나?" 라는 질문이 그날 밤 머리에서 안 떠났습니다.

 

6년차 개발자 AI 생산성 역설, 결제 모듈에서 만났습니다

상황은 단순했어요. 사이드 프로젝트 결제 모듈 초안을 클로드 코드(Claude Code)에 맡겨봤거든요. 30분 만에 환불·취소·부분 결제까지 분기가 다 들어간 코드가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도메인 규칙에 맞는지, 트랜잭션 경계가 어디서 깨지는지, PG사 응답 코드 매핑이 맞는지를 한 줄씩 확인하다 보니 6시간이 지나 있더라고요.

 

METR 이라는 연구기관 발표에 따르면, 숙련 개발자가 AI를 쓸 때 작업 완료 시간이 오히려 19% 늘었다고 합니다. 정작 본인들은 "20% 빨라졌다"고 답했고요. 스택 오버플로우(Stack Overflow) 조사에서도 전문 개발자 51%가 AI를 매일 쓰지만 결과를 신뢰한다는 답변은 29%로 떨어진다는 발표가 있어요.

 

저는 그날 새벽, 이 숫자들이 제 모니터 위에 그대로 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미드레벨 개발자 AI 위기, '무엇을 만들지'에서 갈립니다

며칠 뒤에 더 결정적인 장면이 있었어요. "환불 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라는 한 줄 요구사항을 AI한테 넘겼는데, 분기 7개가 깔린 코드가 돌아왔습니다.

 

대부분 그럴듯해 보였는데, 그 중 3개는 저희 PG 계약상 애초에 불가능한 케이스였어요. 나머지 4개도 회계팀이 보면 손사래 칠 환불 흐름이었구요. AI는 도메인을 모른 채 "유연하게" 라는 단어만 해석한 결과였습니다.

 

그 순간 정리가 됐어요. 제가 할 일은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는 '작가' 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지·왜 만들지·어디까지는 만들지 않을지를 정하는 '편집자' 라는 것이요.

 

빠르게 프롬프트로만 밀어붙인 어떤 팀이 3개월 뒤에 코드 중복이 눈에 띄게 늘어 통째로 롤백했다는 이야기가 개발자 커뮤니티에 돌더라고요. 결국 무엇을 안 만들지 정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AI 코드 리뷰, 책임이 두 배로 무거워졌어요

또 하나 바뀐 게 있습니다. PR 리뷰 무게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에요.

 

Sonar 조사 자료에 따르면 AI 코드를 완전히 믿지 않는다는 응답이 96% 인데, 커밋 전에 항상 검증한다는 비율은 48% 라고 합니다. 이 48%와 96% 사이 빈틈이 곧 장애로 떨어지는 지점이지요.

 

저는 리뷰 질문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왜 이렇게 짰어요?" 를 물었는데, 요즘은 "우리 정책 어디를 위반할 수 있죠?" 를 먼저 봅니다. 그래서 인적 검증 고정 항목을 세 개로 줄여뒀습니다.

 

  1. 보안 — 인증/인가 우회 가능 지점이 있는지
  2. 권한 — 호출자 권한 체크가 모든 분기에 있는지
  3. 트랜잭션 경계 — 외부 API 실패 시 롤백 범위가 맞는지

 

이 셋은 AI가 그럴듯하게 짜놓고 사람이 안 보면 그대로 운영에 올라가는 자리지요. 머지 버튼 누른 사람이 결국 장애 책임을 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6년차 AI 작업 분담, 맡길 것과 직접 쥘 것

그래서 요즘 제가 굴리는 분담은 이렇습니다. 보일러플레이트, 테스트 케이스 초안, 로그 포매팅 같은 패턴 작업은 AI 비중 70%로 두고, 도메인 모델링과 인터페이스 설계는 직접 70% 이상을 쥡니다.

 

개인적으로는 PR 본문에 '프롬프트 설계서'를 첨부하는 방식을 추천하고 싶네요. 어떤 질문을 어떤 순서로 던졌고, 어디서 AI 답을 버렸는지를 짧게 적어두면 동료 리뷰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뇌 과부하 방지 규칙도 따로 두고 있어요. 동시 에이전트는 최대 2개까지, 하루 중 2시간은 AI를 완전히 끄고 제 손으로 쓰는 시간으로 잡아두는 식이에요. 동시에 5개 굴리면 다 끝나고 머리가 멍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미래에 대한 불안은 시간으로 환산했습니다. 주 4시간은 도메인 책과 시스템 설계 공부에 박아둡니다. AI가 못 따라오는 영역을 키우는 것 말고는 사실 답이 없다고 보거든요.

 

 

다시 코드 앞에 앉으며

지난주 금요일 새벽의 그 6시간을 돌아보면, 사실 그건 '낭비된 시간' 이 아니라 '제 일의 모양이 바뀌는 시간' 이었어요. 30분 만에 뽑힌 코드 안에서, 도메인 규칙을 아는 사람만 발견할 수 있는 구멍 세 개를 찾아낸 시간이었으니까요.

 

월요일 아침에 PR 화면을 다시 펴봤을 때, 어디서부터 '내 일' 이라고 부르실 수 있을까요. 코드 줄 수가 아니라, 그 코드가 안 들어간 자리부터 세어보시면 답이 보이는 시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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